개발 프로젝트/Hive Helsinki [42 Helsinki]

[Hive Helsinki] 한 달 간의 Piscine 후기

iinana 2024. 2. 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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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월 8일부터 2월 2일까지 진행된 Hive Helsinki 겨울 1차 피신을 마쳤다.

 

 우선 다들 왜 핀란드까지 가서 피신을 하냐고 물어보는데, 사실은 원래 교환학생 기간이 끝난 후 한국에 귀국해서 42서울을 할 생각이었다. 전공자의 관점에서 더 높은 수준의 지식을 얻기에는 42의 시스템 자체가 beginner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C언어 자체가 사실 현업에서 크게 사용되는 언어라고 하기는 힘들다는 한계를 잘 알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학업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경제적 부담을 해결하면서 개발 공부를 할 수 있고, 늦은 복수전공 시작으로 개발 쪽으로 인간관계가 없다는 문제도 한 번에 해결 가능하다는 점이 42서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가장 큰 동력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개발 공부를 하면 할 수록 42가 나에게 필요한 선택지라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았고, 대학생의 신분에서 할 수 있는 더 많은 좋은 경험들을 찾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교환학생을 연장하면서 해외에서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을 찾게 되었다. 42서울이 신입생을 더 받지 않는다는 소식도 한 몫 했지만, 해외에서의 새로운 경험 + 피신 참여 자체가 개발쪽 영어 능력을 함양해줄 수 있겠다는 기대감 + 나중에 커리어적으로도 해외에서 이런 경험을 했다는 이력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 등등으로 피신에 참여하게 됐다.

 합격하게 되어도 한두달 정도 학생으로서 지내다가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피신 참여 자체도 좋은 경험일 거라고 판단했고, 피신이 끝난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은 없다. 

 

 

 

전반적인 후기를 적자면, 생각보다 피신이 요구하는 개발 능력 수준이 높지 않았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아예 코딩 자체를 처음해보시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한국 42의 분위기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주변에서 들은 바로는 더 높은 수준을 요하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피신에서 진도가 많이 빠른 편이었는데, level6 90% 정도에 그쳤고, 서울에서 피신을 한 사람 말로는 당시에 level9 정도는 되어야 붙는다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사실 shell을 사용해본 적은 크게 없어서 shell 프로젝트를 할 때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뭘 하라는 건지 너무 당황스럽고 어려웠지만, c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나서는 앞부분이 너무 쉬워서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추후 c 프로젝트들에 대해 포스팅 하겠지만, printf 대신 write를 쓰라는 등 low level 수준의 함수를 강요한다는 것 외에는 아주 기초를 공부할 때 배웠던 내용의 연습이었다. 그럼에도 rush, bsq나 c프로젝트 뒷부분에 non-mendatory 부분은 재밌게 풀어볼만 했다. 나도 c언어를 제대로 공부한 것은 핀란드에 온 이후라 4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좀 어려운 수준의 프로젝트가 나오니 오기가 생겨서 주말 내내 매달려서 했던 것 같다.  통과를 받기 위해서는 2번의 동료평가를 꼭 거쳐야 한다. 이 점이 피신 내내 나를 꽤나 괴롭혔다. 대체로 나를 평가하러 오는 평가자들은 내가 끝낸 과제를 시작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30분 내내 같은 말을 읊으며 영어로 설명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c03 같은 경우는 6번의 retry 끝에 통과할 수 있었는데, 3번째부터는 멘탈이 완전히 나가서 파일을 안내거나 사소한 오타로 인해 패스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악순환에 빠졌었다. rush의 경우는 심지어 학생 혹은 스탭의 평가만으로 결과가 결정되고,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작은 실수 하나로 fail인 걸 알아챘을 때의 무력감이 상당했다. 

 

 그럼에도 왜 피신한 걸 후회하지 않냐고 물어본다면,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가장 큰 것 같다. 내가 한국에서 피신을 했으면, 이런 좋은 분위기에서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곤 했다. 한국을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합격 이후 금전적 지원이 주어지는 만큼 제한된 인원을 뽑는다는 걸 모두가 공공연히 알고 있으니, 하는 수 없이 경쟁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개발 경험이 긴 건 아니지만 참여하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조금 앞선 편이었고, 그래서 더 여유롭게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지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영어도 좀 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서로 많이 소통하면서 지내다보니, 누가 이미 개발을 할 줄 알았는지, 누가 어느정도 하는지를 서로 다 알게 되는데, 그래서 초반에는 클러스터에 10시간 정도 있으면, 5시간은 도와달라는 요청에 불려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코드를 설명하다보니 스스로 코드를 짤 때도 좀 더 가독성을 고려하면서 짤 수 있게 된 것 같고, 이해도도 탄탄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영어로 코드 설명해보는 경험을 어디서 해볼 수 있을까...

 

 아무튼 그런 우여곡절을 거쳐 내가 받은 결과는 아래와 같다. 아직 피신이 끝난지 2일밖에 되지 않아 내가 합격했는지 여부는 추후 추가할 예정이다. (결국은 합격했다.) 핀란드까지 와서 이걸 도전하실 한국인 분이 또 있으실까 싶지만서도, hive 내에서 내가 핀란드에서 만날 한국인 분들은 다 만났다 싶을 정도로 한국인 분들을 많이 뵈어서 누군가에게 이 정보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물론 아래 점수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걸 스텝들은 늘상 강조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정량적 지표는 최대한 채워두려고 했다. 로그타임은 긴 날은 14시간 정도, 짧은 날은 6-7시간 정도 됐던 것 같고, 강조하는 이벤트들도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프로젝트 결과
Shell 00 100% (Pass)
Shell 01 70% (Pass)
C 00 100% (Pass)
C 01 100% (Pass)
C 02 100% (Pass)
C 03 100% (Pass)
C 04 100% (Pass)
C 05 100% (Pass)
C 06 100% (Pass)
C 07 100% (Pass)
C 08 100% (Pass)
C 09 100% (Pass)
C 10 Non Register
C 11 40% (Fail)
C 12 Non Register
C 13 Non Register
Rush 00 42% (Fail)
Rush 01 0% (Fail)
Rush 02 0% (Fail)
BSQ Evaluation Needed
Exam 00 100% (Pass)
Exam 01 100% (Pass)
Exam 02 90% (Pass)
Final Exam 100% (Pass)

 

 

결과는 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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